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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일하는 학교 기획기사 ① ˝20대 학교밖 청년들의 '비빌 언덕'이 되고 싶다˝ | 복지일반 | 복지소식 | 성남복지이음

[인터뷰]일하는 학교 기획기사 ① "20대 학교밖 청년들의 '비빌 언덕'이 되고 싶다"

사회적협동조합 '일하는 학교' 이정현 사무국장, 김지영 교사 인터뷰

한 솥밥을 먹는 식구, '일하는 학교'를 이끌어가는 이정현 사무국장과 김지영선생님을 만났다.

 

4월 10일 오후 2시경, 성남시 복지정보통신원 '따슴피아'가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일하는 학교'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을 때, '일하는 학교' 스텝들과 청년들은 산뜻한 연두색 벽이 인상적인 아담하고 따뜻해 보이는 공간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오전 업무가 밀려서 식사가 늦어졌다며 멋 적어하는 그들에게서 한솥밥을 먹는 '식구'의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일상적인 사무실에서의 점심식사일 뿐인데, 왜 그들에게서 '동료'가 아닌 '식구'의 냄새가 났을까?
 
우리는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곧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그 식탁에는 '일하는 학교' 교사들의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녹아있었기 때문이었다. 

 

▲  일하는 학교 사무국장님과 선생님들   © 성남복지넷

  

학교 밖 청년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곳...

'일하는 학교'는 대학을 가지 않은 20대 초반 학교 밖 청년들이 부모든, 주변의 누구든 '비빌 언덕'이 없어 사회 언저리에서 소외당하며 살지 않도록...그렇게 인생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기쁨들을 누리며 살 수 있을 때까지 환경적, 정서적, 물질적 지원을 통해 마지막 보루 같은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일하는 학교'가 추구하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그 아이들이 스스로 튼튼한 경제적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아르바이트'가 아닌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학교다.    
   

'일하는 학교' 김지영 교사는 이곳에서 바리스타 과정도 진행하고 있다며, 직접 내린 원두커피와 초콜렛을 가져다주고는 종종걸음으로 바깥으로 나갔다.

 

20대가 되어도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을 보며... 

▲ '일하는 학교' 이정현 사무국장     ©성남복지넷


이정현 사무국장은 대학을 다니던 스물셋 앳된 시절, 야학에서 학교를 그만둔 구두닦이 청년, 배우고 싶어 하는 어르신 등 다양한 사람들을 가르치다가 2006년 성남의 대안학교인 '디딤돌학교'에 와서 10대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그런데, 10대의 아이들이 이 학교를 졸업하고 20대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길을 찾지 못하고 불안해하며 방황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 아이들과 얘기도 해보고, 혼도 내봤지만 그들과의 관계만 더 나빠질 뿐이었다.
 
10대든, 20대든 사회가 적응하기 힘들고 삶이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인데, 성인이 되었다고 그들을 그냥 방치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들이 스스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언제든 손 내밀면 손 잡아줄 수 있는 학교를 세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012년, 드디어 20대를 위한 '일하는 학교'는 성남 사회적기업 지원센터 창업공모사업으로 선정, 지원과 컨설팅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함께 일하던 교사, 자원봉사자, 후원자로 구성된 팀원 4명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 처음 시작할 때 가장 고민했던 것은?
" 어떻게 하면 대학을 가지 않은 20대 청년들이  단기 아르바이트가 아닌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면서 삶의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려면 그들이 기본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어야겠더라구요.


청년들을 '단기아르바이트 경험만 있는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과 '정규 직장이 아닌 아르바이트 형식으로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로 분류했습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는 지역에 있는 경영진을 모셔다가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본예절부터 훈련받도록 했습니다. 어른에게 제대로 인사하는 법, 숟가락 먼저 놓아드리는 법, 무거운 짐을 먼저 들어드리는 법 같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예절들 말입니다. 이 아이들은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르바이트만 하는 청년들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꿈이나 일하고 싶은 분야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시작점을 만들어주기 위한 인턴쉽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재활치료사라는 꿈이 있던 아이에게 재활치료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지요."  

 

▷ 청년들을 실제 고용했던 사업체들의 반응은? 

"기업은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기회를 준 것이기 때문에 기업에 폐가 되지 않도록 아이들을 열심히 준비를 시킨다고 시켰는데, 그 당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밖 청소년이다 보니 머리색이나 화장이 튀는 부분이 있었나봅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아이들을 향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의 심성이나 성실함 등을 보시고 평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러한 주변의 인식변화와 아이들이 일하는 학교를 통해 성장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일하는 학교 1,2기 학생들 중 몇 명의 아이들이 정규 취업을 했거든요. 한 명은 어린이집 교사, 한 명은 회계법인 사무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제 21살인 친구들이에요. 저와 비교를 했을 때도 그때 저보다 더 잘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아이들에게 보육교사 자격증 수여식 이야기나 취업소식을 들었을 때 2년 동안 참 틀이 잘 잡혔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 친구들은 청년 조합원으로 활동을 하고, 운영 위원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모델들이 현실화가 되어 저희가 일방적으로 주는게 아니라, 또래에게 영향을 주어 일하는 학교로 자연스럽게 안내되게 되어 성과가 조금씩 생기고 하니까 보람됩니다.“  

 

▲  일하는 학교에서 꿈을 위해 공부중인 학생들  © 성남복지넷

 

“학교 밖 아이들은 일반적인 아이들에 비해 행동이 다소 거칠고 모양이 튈 수는 있지만, 마음은 다 똑같이 순수하고 아름답습니다. 이것을 알아주고, 거친 부분은 좀 다듬어줄 수 있는 다양한 직군의 기업이 앞으로 저희와 더 많이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20대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학교'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20대 학교밖 청년들이 대부분 어떤 프로그램이든 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 일하는 학교, ‘청년 길찾기 학교’ 시즌5
"저희는 5~7월, 9~11월 상하반기 두번에 걸쳐 각각 10명가량 모집합니다. 작년에는 상반기 5명, 하반기 15명으로 총 20명을 모집했습니다.

 

모집인원을 늘리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한명을 만나도 꾸준히 깊이있게 집중하고 싶습니다. 프로그램은 매번 조금씩 다른데,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쫌 착한 녀석들'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이번 시즌의 프로그램은 단순히 교사가 학생을 교육하는 것을 넘어, 교사와 청년들이 프로젝트의 팀으로 같이 활동하는 방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청년 길 찾기' 시즌 5, '쫌 착한 녀석들'은?

 


19세부터 25세까지 대학을 다니지 않는 청년들을 모아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 '마을문제를 해결하는 일'등을 진행하는 '일하는 학교'의 다섯번째 프로젝트이다. 참여하는 이들에게는 월 20만원의 수당과 함께 사회적 기업 인턴쉽에 지원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고 한다.
 
"5월부터 6월까지 두달간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계속해서 저희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같이 책을 읽거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카페 같은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면서 교류할 것입니다. 그렇게 같이 놀다가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취업도 도와주고 배움도 도와줄 것입니다.


이렇게 한 해에 학생들 20명씩만 저희와 함께 한다면, 10년 후에는 꽤 많은 학생들이 저희와 관계를 맺게 되겠지요. 그러면 그들 중 저희 뜻에 동참해 저희 학교의 청년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수도 많아질 것입니다. 그들이 본인들의 길을 찾는 것은 물론,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청년들의 길 찾기를 도와줄 수 있는 조력자로 거듭나 그들과 함께 일해 나가고 싶은 것이 제 바람입니다." 

 

▲   학교를 위해 일하고 계시는 김지영 선생님과  이하경 선생님    © 성남복지넷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고, 돈 버는 것에는 재주도 없고 흥미도 없어 비영리단체 일만 하게 됐다는 이정현 사무국장. 늦게 결혼해 아이는 없지만 '일하는 학교'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는 김지영 교사. 아이들이 한명이라도 왔을 때 사무실이 비어서 외롭다고 느끼지 않도록, 매일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한다는 이들 열혈 교사들이 있어 이 사회는 아직도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하는 학교'와 함께 하려면?
공익을 추구하는 비영리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설립된 '일하는 학교'는, 생산자조합원(교육을 제공하거나 인턴쉽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체 등), 후원자조합원(재정적, 물질적 지원을 하는 개인과 기업), 직원조합원, 소비자 조합원(일하는 학교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청년들)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학교의 조합원이 되려면, 최소 출자금 3만원과 월 회비 1만원을 내면 되고, 30세 이하의 경우는 최소 출자금 1만원에 월 회비 5천원만 내면 된다.  

 

  글/사진 : 성남시 복지정보통신원 '따슴피아 3기'

               김초롱, 고희원, 김아현, 임희정, 홍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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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는 학교 기획기사 청년 길 찾기 시즌 5 ‘쫌 착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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