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2020.snbokji.net/sub_read.html on line 3
중년 여성들의 자아발견 프로젝트 ‘힐링벤치’ | 복지일반 | 복지소식 | 성남복지이음

중년 여성들의 자아발견 프로젝트 ‘힐링벤치’

잃어버린 나를 찾고, 잃어버린 꿈을 찾다.
김아현 복지정보통신원 필자에게 메일보내기 | 입력시간 : 2015/10/26 [19:40]

1022일 목요일,

판교생태학습원에서는 힐링벤치 프로젝트 2기생들의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중년의 여성들에게 쉼과 치유를 제공하고자 기획...
힐링벤치 프로젝트는 자녀양육으로 인한 사회적 경력 단절이나, 심리적 불안이나 외로움, 스트레스 등을 느끼기 쉬운 중년의 여성들에게 쉼과 치유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  힐링벤치 2기생들이 직접 만든 벤치에 마감재를 칠하고 있다.   © 사진 / 이승미
▲ 야외에서 작업 중인 힐링벤치 2기생들     © 사진 / 이승미


참가자들은 일주일에 한번 8주에 걸쳐 만나면서, 같이 숲도 거닐고, 차마시며 생각도 나누고, 공원에 놓일 벤치디자인을 직접 구상하며 나무를 다듬고 칠하면서 머릿속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나갔다.
 
어제 집 엘리베이터 모니터에 얼마나 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쉬느냐가 중요하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는 것을 보고 깊은 공감을 했어요. 아무 일도 안하고 그냥 넋놓고 있다고 해서 쉬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벤치를 제작하는 과정은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하는 과정이기에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 자신은 그 과정에서 많은 쉼을 얻은 것 같아요.
그동안은 가족을 위해 봉사하면서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고, 다른 이들의 치유를 돕는 일도 많이 했지만, 정작 나 자신을 위해서는 별로 한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누구를 위해가 아니라 나를 위해집중해서 무엇인가를 재미있게 해봤어요.“(정미숙 참가자)
 
이 프로젝트를 처음 알게 됐을 때는, ‘힐링이란 문구는 놓치고, ‘벤치제작이라는 문구만 눈에 들어왔어요. 단순히 목공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참여한 거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쑥쓰러웠습니다.
그런데 작업이 진행되면서 점점 함께 땀흘리며 일하는 다른 이들에게 친밀감이 느껴졌어요. 개인적인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서로 잘 모르는 사이다보니 오히려 쉽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이 힐링되고 새로운 에너지도 생긴 것 같습니다. 이번 2기생들은 특별히 더 공통점이 많고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모로 잘 통하고 좋았는데,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유승아 참가자)
 

▲ 벤치 제작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을 나누고 있는 힐링벤치 2기생들 (중앙에 보이는 두명 중에서 왼쪽이 정미숙씨, 오른쪽이 유승아씨)     © 사진 / 이승미

 

8주동안 매주 목요일, 아이디어가 현실로...
아침 10시부터 모여서 그동안 만들어온 벤치를 정성스레 사포질하고, 마감재를 칠하던 7~8명의 참가자들은, 12시가 되자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미리 준비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여고동창생들처럼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연신 까르르 웃어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매우 행복하고 편안해보였다. 8주간의 벤치제작이 이들에게 정말 힐링을 가져다주긴 한 모양이다.
 
참가자들의 벤치 디자인 아이디어를 도면화해서 현실에 적용시켜주고, 제작을 지도한 최진희 선생님은 힐링 벤치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이끈 정연희 선생님과 대학 선후배 사이로, 정연희 선생님이 이번 수업진행을 의뢰함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 이번 힐링벤치를 총괄담당한 정연희 선생님(왼쪽)과 목공예 전문강사 최진희 선생님(오른쪽)     © 사진 / 이승미


대학 때 실내디자인을 전공해 박사과정까지 마쳤지만, 미래가 불투명하던 시점에 목공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일에 매달리기보다는 힘들더라도 뭔가 결과물이 나오는 일에 매달려보자라는 생각에서 목공예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고, 이후 계속해서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나무를 만지며 많은 힐링을 얻었기에 그 경험을 많은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참가자들 사이에 아빠같은 선생님으로 통하는 최진희 선생님은 처음으로 나무를 만지는 아마추어 참가자들이 프로 뺨치는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상황을 주관하며 힐링벤치수업을 묵직하고 알찬 시간으로 이끌어갔다. 수업이 이루어지는 판교생태학습원 내에 목공예를 할 수 있을만한 도구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벤치 제작을 위한 모든 재료들은 미리 주문해서 준비해왔다.
 
도구가 없는 상태에서 수업을 하다보니 머리를 많이 써야 합니다. 일주일에 3시간 수업인데, 수업시간보다 준비하는 시간이 더 길어요. 그렇지만, 1, 2기 수업이 계속되면서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높아지고, 호응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수업 초기에는 벤치를 만들어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기부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수업을 계속 진행하다보니 참가자분들이 단순한 기부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자신이 직접 만든 물건을 가지고 갈 때 더 큰 보람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후에는 작은 도마나 트레이 같은 물건들을 만드는 시간들을 수업 중간중간 집어넣었고, 그 이후 수업분위기가 한결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기에는 소통을 주제로 아이들을 위한 벤치를 제작할 예정...

현재 힐링벤치 프로젝트2기 수업이 마무리되면서 3기 수업이 시작됐다. ‘휴식을 주제로 혼자 쉴 수 있는 1인용 벤치를 만들었던 1기 때와는 달리, 함께 하는 사색을 주제로 한 2기 때는 2~3인용 벤치를 만들었고, 이번에 시작한 3기에는 소통을 주제로 아이들을 위한 벤치를 제작할 예정이다.
 

“2기 참가자분들이 대부분 3기 수업에도 참여하시게 되었습니다. 22주차 수업에서 각자 만들고 싶은 벤치 디자인을 스케치하게 했는데, 2기때는 그 중 일부 아이디어만 사용했습니다. 2기분들이 나머지 남은 디자인 아이디어도 직접 구현해보고 싶어하시더라구요. 그래서 3기때는 좀 더 다양한 디자인의 벤치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최진희 선생님께서 참가자분들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벤치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잘 가공해주셔서 가능한 일입니다.
 
이번 2기때 만든 벤치에는 나뭇잎 패턴이 사용되었는데, 어떤 분이 새를 좋아한다고 하셔서 나뭇잎에 새가 앉아있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1기때는 언뜻 보면 나무형상이지만, 벤치들을 잘 연결해놓으면 사슴같기도 하고 숲 같기도 한 그런 모양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직접 작업하신 디자인을 기부해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그 디자인 벤치를 화랑공원에 놓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어떤 유치원에서 관람와서는 우리가 만든 벤치에서 한명씩, 한명씩 기념사진을 찍으며 매우 좋아하는 모습을 보았는데요, 사람들이 우리 벤치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힐링벤치 프로젝트를 통해 벤치를 만드는 이도, 보는 이도, 사용하는 이도 다같이 힐링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털털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최진희 선생님과 달리, 부드럽고 명랑한 모습으로 엄마같은 선생님으로 불려지는 정연희 선생님은 “40~50대 중년 여성들의 힐링을 돕는 이런 좋은 사업들이 계속해서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마지막 바램을 이야기했다.

  
사실, 이번 프로젝트는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얼마간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된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판교생태학습원의 윤세희 과장은 앞으로도 이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예산 배정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된다면 벤치를 필요로하는 곳에 기부할 계획...

프로그램 시작 전후 참가자들에게 설문지를 돌리고 있는데, 프로그램 시작전에 느꼈던 고민들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 많이 좋아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이 만든 벤치는 생각보다 매우 잘 만들어졌지만, 내구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까닭에 2달간 야외인 화랑공원 안에 설치하고 사용한 후, 이후에는 실내로 들여와 전시 및 사용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 벤치들은 현재 판교생태학습원 내에 설치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되어 벤치가 계속 만들어진다면, 이 벤치를 필요로하는 단체들의 요청을 받아 좋은 곳에 기부할 계획도 있습니다.“

 

▲ 힐링벤치 프로젝트 2기팀이 만든 '나무 위에 앉은 새' 등받이 벤치     © 사진 / 이승미
▲ 힐링벤치 2기생들이 만든 나뭇잎 등받이 벤치     © 사진 / 이승미

 

꿈 안에서 치유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덤으로 얻는 축복... 

앞으로 우리는 스트레스로 답답해진 가슴을 풀어내 만든 40~50대 주부들의 힐링벤치를 몇 개나 더 볼 수 있을까? 만일, 여러분이 여느 공원에서 특별한 디자인의 이 작은 벤치들을 만난다면, 한번 조용히 다가가 그 벤치에 앉아보기 바란다. 한 때, 꿈많은 소녀였던 여인들의 잃어버린 자아와 감성이 그 벤치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나 다시금 무지개빛으로 빛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 꿈 안에서 치유받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덤으로 얻는 축복이다. 

 

▲ 화랑공원에 전시, 사용중인 1기생들이 만든 1인용 힐링벤치     © 사진 / 이승미
▲ 나무 같기도, 사슴같기도... 벤치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숲의 생태계     © 사진 / 이승미
▲ "당신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힐링벤치 2기생 전원     © 사진 / 이승미


글 / 김아현 복지정보통신원 '따슴피아' , 사진/ 이승미 복지정보통신원 '따슴피아'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성남복지이음이 창작한 '중년 여성들의 자아발견 프로젝트 ‘힐링벤치’'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공누리가 부착되지 않은 자료는 담당자와 사전에 협의한 이후에 사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페이지의 내용과 사용 편의성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자동 입력 방지 CAPTCHA